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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시오리빙 소식

제목 [20.09.14] 아파트 이웃끼리 빌려 쓴다…‘단지 셰어링’ 뜰까




모바일 앱 주민 네트워크 만들어
물품 공유, 일손 보조, 재능 기부
디지털 기술로 이웃사촌 만들기
비용은 현금 대신 포인트로 지급

쏘시오리빙 “단지별 서비스 준비”
새로운 마을공동체 모델로 주목

아파트 이웃끼리 모바일 앱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서로 빌려 쓰는 단지 내 공유 네트워크가 추진되고 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학교 원격수업에 참여하려고 컴퓨터를 켰는데, 화면이 먹통이다. 전원 케이블을 뺐다가 다시 꼽고, 컴퓨터와 모니터를 껐다 켜기를 반복해도 안 된다. 컴퓨터 수리점은 문을 안 열었다. 아내는 “아이가 공부하는 컴퓨터로 왜 게임을 했냐”고 닦달하고, 아이는 “나 어떻게 해”라며 울먹인다.



요즘 같은 때 이런 상황에 부닥치면 참 난감하다. 하지만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꿈에그린아파트 주민들은 이런 상황을 비교적 쉽게 넘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앱에 “몇동 몇호에 사는 누구인데, 컴퓨터 모니터 하루만 빌릴 수 있을까요?” 또는 “노트북 한나절만 빌려주실 분 찾습니다”라고 올리면, 주민 가운데 그날 하루 컴퓨터 쓸 일이 없거나 여유 노트북을 가진 사람이 “제가 빌려드릴게요”라고 응답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이다.


도움이 필요한 쪽이 모바일 앱의 공유 난에 사연을 올리면, 같은 아파트단지 주민 가운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쪽이 댓글 형태로 응답하는 식이다. 급하게 외출해야 할 일이 생겨 아이를 잠깐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거나 집들이를 해야 하는데 큰 상이나 그릇이 필요한 상황 등을 이런 식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골프 강사나 아이 미술·음악·운동 선생님 등을 찾고, 유모차·장난감과 어린이용 자전거 등이 필요한데 잠깐 쓸 거라서 사기 모호할 때도 유용하다.



‘단지 셰어링’이란 이름으로 이런 서비스를 준비 중인 쏘시오리빙의 이상무 대표는 <한겨레>와 만나 “어린 시절 웬만한 것은 마을 주민끼리 다 해결했다. 아이 학교 육성회비를 내야 하는데 돈이 떨어졌으면 이웃에게 빌렸고, 갑자기 호미나 낫이 필요한 데 없을 때도 이웃집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급하게 외출을 할 때도 마주치는 동네 주민에게 ‘우리 애들 밥 좀 챙겨줘’라고 말하면 됐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아파트단지별로 이런 마을공동체 문화를 되살려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쏘시오리빙의 서비스는 아파트단지별로 운영될 예정이다. 아파트단지 주민에게 주어진 인증코드를 입력해 입주민 인증을 받아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핵심 기능은 품·재능·물품 공유다. 같은 아파트단지 주민들끼리 생활 속에서 필요한 물건이나 재능·시간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재능·시간·물품을 가진 쪽과 필요한 쪽 모두 경제적인 이익을 챙길 수 있게 준다. 여유가 있거나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이웃에게 유료로 빌려줄 수 있고, 잠깐 쓰는 물건을 목돈을 주고 살 필요가 없게 해줘서다. 동네 주민끼리라 택배비도 들지 않는다.



이 대표는 단지 셰어링 서비스의 장점에 대해 “잠깐 사용할 것이라면 바로 사지 말고 이웃에게 빌려쓰며 돈을 아끼고, 지금 사용하지 않는 거라면 그냥 두지 말고 이웃에게 빌려주고 용돈도 벌 수 있게 해준다. 이웃끼리 물품과 재능을 공유하며 정을 쌓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지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 출신인 이상무 대표는 공무원을 그만둔 뒤 지난 2016년 박성찬 다날 회장 등과 다날쏘시오란 회사를 만들어 이런 개념의 서비스를 이미 선보인 바 있다. ‘우리끼리 셰어링’이란 이름으로 경기 성남 분당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시작했는데, 주민들은 물론이고 지방 정부와 아파트 건설회사들의 관심도 컸다. 하지만 몇 년 못 가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 대표는 “명품 대여업체와 손잡고 수백만원짜리 한정판 가방 등도 공유 대상으로 꼽아 동창회 같은 모임에 갈 때 빌려갈 수 있게 했는데, 이게 화근이 됐다. 공유 서비스 이용에도 에티켓이 필요하다. 몇 날 몇시까지 사용하기로 했으면 시간 종료 뒤 바로 반납해야 다음 대기자가 이용할 수 있는데, 아직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심지어 반납하지 않고 출국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웃끼리 쓰던 물건을 빌려주고, 애를 잠깐 봐주면서 돈을 받는 것을 남사스럽게 생각하는 문화도 서비스 확산에 걸림돌이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도시 아파트 숲에 마을공동체 문화를 되살려보자는 이 대표의 꿈이 접힌 건 아니다. 2018년 쏘시오리빙을 설립해 시작한 종합 주거 서비스에 아파트단지 주민끼리 물품과 재능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추가할 준비를 해왔다. 쏘시오리빙이란 브랜드로 제공되는 종합 주거 서비스는 아파트 각호별로 0.5평가량씩 주어진 공용면적과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공동체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문화강좌·골프연습장·맘&키즈카페와 조식 제공 서비스, 방과 후 교실, 실버 케어 등을 사물인터넷(IoT)과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하며, 주민들에게 모바일 앱을 통해 언제 이용 가능한지를 파악하고 예약할 수 있게 한다.



쏘시오리빙 서비스는 현재 서울 강남의 아크로비스타·신반포자이와 수원시 꿈에그린 등 5개 아파트단지 5600세대를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꿈에그린 아파트단지는 ‘2018년 웰빙아파트 커뮤니티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건설업체는 능력도 의지도 없고, 통신사는 규모가 작아 뛰어들기 어려워 틈새로 남아 있던 서비스 영역을 공략한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셰어링 기능은 앞으로 쏘시오리빙 서비스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전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설계했다고 이 대표는 밝혔다. 우선 꿈에그린처럼 2천 세대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세대수가 작은 아파트단지는 이웃해 있는 2~3곳 내지 3~4곳을 묶어 제공할 방침이다. 또 현금 대신 ‘공동체 마일리지’ 성격의 포인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포인트는 단지 내 상가에서 물품을 사거나 주민 대상 서비스 이용 때 쓸 수 있다. 아는 사람끼리 현금을 주고받는 데 따른 어색함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단지 셰어링 추가 시기를 “코로나19 대유행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날 즈음”으로 꼽았다. 디지털 기술이 주민끼리 공유 서비스를 통해 시멘트벽이 둘러쳐진 아파트 숲에 마을공동체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재섭 선임기자 겸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jskim@hani.co.kr

원문보기:http://www.hani.co.kr/arti/science/technology/961986.html#csidxb18928ac93b87ed9ab3d0087c34f305